세계 최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테더(Tether)**가 드디어 미국 시장을 겨냥한 합법적 달러 연동 토큰 USAT를 공식 출시했다. 이번 출시는 라이벌인 **서클(Circle)**과의 경쟁을 심화시키는 동시에, 프라이버시와 규제 준수의 균형이라는 과제를 시장에 던지고 있다.
미국 진출 위한 합법적 스테이블코인
테더 CEO 파올로 아르도이노(Paolo Ardoino)는 13일 뉴욕에서 열린 행사에서 USAT 출범을 발표했다. 새 토큰은 미국 규제에 맞춰 설계되었으며, 발행은 **앵커리지 디지털 뱅크(Anchorage Digital Bank)**가 담당하고, 준비자산은 **캔터 피츠제럴드(Cantor Fitzgerald)**가 보관한다. USAT는 연내 출시될 가능성이 크다.
테더는 이번 조치를 통해 미국 내 은행, 핀테크,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는 규제 친화적 결제 레일을 제공하는 동시에, 기존 USDT의 오프쇼어 활용성을 유지하려 한다.
정치·규제적 맥락
테더는 미국 내 신뢰 구축을 위해 전 백악관 출신 보 하인스(Bo Hines)를 미국 법인 CEO로 선임했다. 캔터 피츠제럴드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상무장관을 지낸 하워드 루트닉이 이끌었던 회사로, 테더가 친(親)크립토 성향의 트럼프 행정부와 보조를 맞추려는 움직임으로도 해석된다.
특히 이번 출시는 최근 제정된 GENIUS 법안(연방 차원의 스테이블코인 가이드라인)에 맞춘 것으로, 비이자형(non-yielding) 구조를 채택해 법적 안정성을 확보했다.
USDT vs USDC, 격화되는 경쟁
현재 USDT 총 공급량은 1,700억 달러로, 경쟁사 서클의 USDC(730억 달러)를 크게 앞서고 있다. 그러나 이번 USAT 출시로 미국 내 입지가 강한 USDC는 직접적인 도전에 직면했다.
전문가들은 “테더의 시장 인지도와 자금력을 감안할 때, USAT는 미국 스테이블코인 시장 판도를 흔들 수 있다”고 분석한다. 미즈호증권 애널리스트 댄 돌레브(Dan Dolev)는 “이번 출시는 USDC가 생각보다 상품화(commoditized)됐다는 신호”라며 서클의 성장 전망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프라이버시 vs 감독
USAT는 규제 친화적 레일에서 운영되므로, 접근이 완전히 무허가(permissionless)적이지 않으며 거래는 투명하게 추적된다. 이는 비트코인과 초기 스테이블코인이 제공하던 ‘익명성과 자유로운 송금’의 매력을 일정 부분 희석시킬 수 있다.
홀로님(Holonym) 프로젝트의 다니엘 브런스던은 “이번 출시는 혁신과 감독이 공존할 수 있는지 시험대”라며 “규제가 과도하게 통제를 강화하면 스테이블코인의 본질이 퇴색하지만, 균형을 잘 맞춘다면 글로벌 신뢰를 얻는 새로운 디지털 달러 인프라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의 의미
테더의 미국 시장 진출은 단순한 신규 토큰 출시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간 규제 당국의 조사와 투명성 논란 속에서도 USDT를 세계 최대 스테이블코인으로 성장시킨 테더가, 이제는 미국 제도권에 발을 들이는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이번 출시는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금융 인프라로 자리잡는 데 있어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